[홍영식의 정치가 뭐길래] 다시 주목받는 ‘남원정’

입력 2016-04-18 15:50   수정 2016-04-18 15:53

[홍영식의 정치가 뭐길래]다시 주목받는 ‘남원정’



‘남원정’. 남경필 경기지사, 원희룡 제주지사,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의 성을 딴 말이다.

‘남원정’은 새누리당 내 원조 쇄신·소장파의 대명사였다. 정 의원이 1958년생으로 맏형격이다. 원 지사는 1964년생으로 16대 국회부터 내리 3선을 했다. 1965년생인 남 지사는 1998년 7월 부친의 지역구인 수원 팔달구 보궐선거에서 33살의 나이로 당선된 뒤 5선을 했다.

‘남원정’ 탄생 배경은 이렇다. 1999년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소장파들이 주축이 돼 미래연대가 탄생했다. “기성정치의 벽 앞에서 모래알 처럼 흩어지고 당리당략, 개인영달, 눈치보기 등 기성정치의 껍질 속에 갇혀 있었음을 반성한다. 기성정치가 외면해 온 목소리를 대변하겠다”는 취지를 내걸었다.

1997년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당이 개혁을 외면하고 있고, 이대론 다음 대선에서도 희망이 없다는 인식이 바탕이 됐다. 당 안팎에서 50여명이 참여했다. 2000년 총선에서 나란히 국회의원이 된 ‘남원정’ 세사람이 미래연대 지휘봉을 잡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다. 200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한나라당에 대선 자금 수사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닥쳤다.

‘차떼기 정당’ 오명을 뒤집어 쓴 한나라당은 이회창 전 총재 측근들을 주축으로 하는 주류와 소장파들이 중심이 된 비주류가 충돌했다. ‘남원정’이 소장파들을 이끌면서 개혁과 세대교체를 거세게 요구하면서 이들이 소장·개혁파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. 2004년 총선을 앞두고 결국 이회창 전 총재 측근들은 대거 물러나고 박근혜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, 대표를 연이어 맡아 선거를 지휘했다.

박근혜 대표 시절에도 ‘남원정’은 개혁을 주장했지만 그 목소리는 이전만 못했다. 당의 보수적 체질을 바꾸고 소장 개혁파를 ‘세력화’하는 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. 2004년 총선 이후 각자의 길을 걸었다. 남 지사는 2011년 당권에 도전했으나 5위에 그쳤다. 2012년 원내대표 경선에선 이한구 의원에 패배했다.

원 지사는 2004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최연소(40) 최고위원을 지냈다.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출마해 3위를 기록했다.

2014년 지방선거에서 정 의원과 남 지사는 경기지사에 함께 출마해 경선을 치렀다. ‘개혁동지’에서 경쟁자로 만난 것이다. 결과는 남 지사의 승리. 원 지사도 제주지사에 출마해 무난하게 당선됐다.

한동안 중앙정치무대에서 뜸하던 ‘남원정’이름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. 4·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하면서 당내 대선 주자들이 대거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. 남 지사와 원 지사를 대선전에 조기등판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당 일각에서 일고 있다. 두 지사는 모두 도정에 전념하겠다며 조기 등판론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.

그러나 대선전이 본격화되고 당내 뚜렷하게 부각되는 주자가 보이지 않을 때 이들의 등판론은 다시 제기될 가능성을 배┎?수 없다. 협력과 경쟁을 거듭해 온 이들의 선택이 주목된다.

홍영식 선임기자 yshong@hankyung.com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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